42서울 member가 된 지, 그러니까 inner circle을 뚫은 지 1년이 지난 후에 쓰는 카뎃 회고....ㅎ
사실 21년도에 쓴..... 와.......... 미쳤다...... 진짜 오래전이다.....ㅋㅋㅋㅋㅋㅋㅋ 라피신에 대한 글과, 그즈음의 다른 글들의 퀄리티를 보면 짐작할 수 있지만 이 시점까지의 나는 개발, 프로그래밍에 큰 뜻은 없었다. 그냥 사람은 언젠가 직업을 가져야 하고, 나는 자연과학은 너무너무너무나도 재미없고, 마침 소프트웨어학부를 들어갔으니 진짜 수학 강사할거 아니면 이거랑 관련된 무언갈 해야지.... 라는 사람이었다.
42서울의 가장 큰 메리트는 (이런 말을 관계자분들이 본다면 싫어할지도 모르겠지만) 역시 100만원이라는 지원금이었고, 항상 맡은 일에 비해 과도하게 책임감을 가지던 나는 가성비 떨어지는 알바에 지쳐있었고 과외를 할 정신적 체력은 떨어졌고, 그냥 과제 해결하면서 공부하는 건데 100만원이나 준다고? 라는 생각에, 어차피 뭔가 이력서에 쓸 외부활동 하나는 있어야 하니까, 라는 생각에 지원했었다.
라피신, 정말 열심히 했다. 물론 과제를 해결하는 것도 재미있었지만, 원래 생각없이, 평균 따라, 사는 사람이 그렇듯 그냥 주변에서 열심히 하니까 나도 열심히 하고 싶어졌고, 열심히 해야만 할 것 같았다. 그리고 열심히 하다 보니 오랜만에 나를 위한 공부에 열심히 몰입하고 있는 시간들이 좋았던 것 같다. 그동안은 알바를 위한 공부를 열심히 했어서 그랬나 보다.
다행스럽게도 좋은 결과가 있었다.
그렇지만 코로나라는 장애물이 기다리고 있었다. 라피신에서 동료학습의 묘미를 느꼈지만, 심해진 코로나는 동료학습을 할 수 없게 만들었다. 클러스터는 자주 닫혔고, 나는 집에서 혼자 이 막막한 과제들을 마주해야했다. 42서울의 핵심 가치는 동료학습인데, 난 약 16가지(아마도?) 과제들 중에서 12가지의 과제를 거의 혼자 해결했다. (물론!! 혼자인 나를 도와준 여러 좋은 42동료분들도 있었다!!! 감사해용 ><)
재미가 없었다. 나는 여전히 개발, 프로그래밍에 큰 뜻은 없었고, 멀지 않은 미래에 직업은 가져야 하고, 아직까지도 자연과학은 재미없고, 소프트웨어학부를 졸업할 테니 이거랑 관련된 무언갈 해야겠지....? 라는 사람이었다.
워낙 컴퓨터와는 동떨어져있던 사람이다보니 학교에서 배우는 보안은 더 먼 이야기 같았다. 놀랍게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안동아리를 운영
그럼에도 42서울이 주는 월급이 필요했기에....... 소화는 못하지만 꾸역꾸역 과제를 삼켰다.
그렇게 1년 반이 흘러갔다.
이제야 되돌아보면 정말 CS 지식과 관련지어서 확장시킬 수 있는, 더 도전해 볼 수 있는 요소가 너무나도 많은 과제들인데, 그때는 전공에서 들었던 내용과 연결시킬 수 있다는 것도 몰랐다.ㅋㅋ 너무 아쉬운 부분...ㅠㅠ 항상 지나고 나서야 알게 되는 것 같다...
정말 나에게 개발자로서 큰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었던, 정말 개발자가 되고 싶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된 첫번째 이벤트는 1년 반이 지나서야 생겼다. NY 언니를 다시 만난 것.
NY 언니랑 라피신 때 온라인 스터디로 알게되고, 접점이 없다가 1년 반이 지난 시점에서 클러스터에서 만나게 되었다. 처음에는 그냥 안면있는 사람을 만난 것 만으로 너무 좋았다. 그나마 알던 동료도 42를 떠나고 정말 혼자였어서... (아니 이렇게 보니까 진짜 무슨 사회부적응자인것 같은데..ㅋㅋㅋㅋ 그 정도 아님;;...)
NY 언니가 준 영향은 이제부터인데 언니를 옆에서 보니까 개발하는 걸 정말 좋아하고, 개발에 대한 열정이 항상 넘쳤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개발의 어떤 부분이 그렇게 재밌고 좋은걸까?라는 궁금증이 생겼다. 그리고 그즈음부터 또 다른 동료들을 만나게 되었고, 또 그들이 있는 클러스터에 나가면서 그때부터 프로그래밍에 진심인 모든 사람들이 눈에 보였다. 이 사람들이 개발이란 것에 이렇게까지 의욕적일 수 있는 이유를 더욱 궁금해하게 되고 어떤 부분까지 상상할 수 있는지 지켜보면서 나도 개발이 재미있어지고 애정이 생겼던 것 같다.
언제 생각해도 42에서 얻은 가장가장, 제일제일 큰 수확은 NY, HN 언니를 만난거다. 다 여기서부터 시작이다.
회고로 돌아보니 더 아쉽고, 앞으로 내가 더 주의해야할 부분이 보인다. 소심하지 말 것, 내가 성장하고 싶은 만큼 사람들에게 더 다가갈 것. 욕심이 생긴다면 성향이고, 부끄러움이고 참아내고 적극적이어져야 한다. → 잘 고쳐나가는 중인 것 같음.ㅎ 칭찬해~
산지직송, IRC 만든다고 치춘이랑 송자랑 밤새면서 했는데.. 이때 라피신의 열정을 다시 살릴 수 있었다.ㅋㅋ 그리고 이때를 기점으로 밤샘이 익숙해짐...ㅋㅋ 이거... 좋은 건가?.. 치춘이랑 송자랑 했던 IRC를 통해서 약간은 뜬금없게도 나는 코드 가독성을 생각해 보게 되었다.ㅋㅋ 소켓 프로그래밍에 코드 가독성이요? 라고 할 수 있지만... 치춘이랑 송자랑 했던 IRC에서 이런 부분을 신경 썼기 때문에 다음에 했던 첫 웹 프로젝트, Ghost Pong에서 자연스럽게 코드 가독성을 생각하면서 작업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열심히 사는 이 사람들을 보면서 나도 엔진 지속도를 좀 더 늘릴 수 있었다. 또 둘을 통해서 만나고, 이야기해보게 된 사람들도 많았고, 많은 영감도 받았기에 이 둘을 42에서 빼놓을 수가 없다.
GhostPong, 나의 협업 경험에 있어서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한 프로젝트. 좀 애매하지만 거의 첫 웹 프로젝트였기도 하고, 특히 백엔드를 팀으로 협업한건 고스트퐁이 처음이었는데 언니들과 제곱이가 팀 프로젝트를 해본 경험이 많이 있어서 어떤 장치들로 팀을 운영해야 잘 굴러갈 수 있는지 잘 알고 있었다. (첫 협업을 이렇게 좋은 도구들로, 여러분과 함께할 수 있었어서 정말 행운이었다고 생각해요. 여기서 배운 것들로 후의 협업에서도 나름 효율적으로, 똑똑하게 일할 수 있었어요. 고맙습니다♥)
그리고 이 프로젝트를 끝으로 2023년 5월 30일, InnerCircle을 탈출!, 멤버가 되었다.
그렇지만 42에서 얻은 것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stud2, 내가 스터디에 대해서 긍정적인 생각을 가질 수 있었던, 더 잘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기게 된 스터디. 사실 이전에도 스터디를 여러번 해보긴 했는데 거의 인강 체크용도였지, 도움이 된다라는 생각은 없었다. 그런데 이 스터디를 하면서 아~ 스터디로 이렇게 지식을 나눌 수 있구나, 뭔갈 배워간다는 느낌이 드는 스터디란 이런 거구나를 느꼈다. 솔직히 지식 나눔의 지분이 거의 한분에게 몰려있었지만..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열심히 받아먹을 수 있어서 너무 즐겁고 또 즐거운 시간들이였답니다ㅎㅎ 그렇지만 그래서 더 열심히, 더 잘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나도 받은 만큼 뭔가를 나누고, 좋은 인사이트를 공유하고, 도움이 되고 싶었다. 여전히 더 열심히, 더 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어주는 멤버들이다. 음 그리고 요즘 면접 준비하면서, 그리고 경험이 조금은 쌓이면서 더 느끼는 건데,
그때 스터디할 때, 더 알아보면 좋을 것들 알려주셨던거.. 그때는 공부해 간 것도 사실 잘 안 와닿고 어려워서 더 알려주신 키워드는 그냥 적어만 뒀거든요...ㅋㅋ 근데 지금 뭔가 문제를 해결하는데 썼던 것들이 다 그때 알려주셨던 키워드더라고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걸 보면서 또 그때 받아만 먹었던 게 미안해지고, 그래서 빨리 도움 되는 동료가 되고 싶어서 더 열심히 공부하고 있답니다 후후후 (갑자기 편지쓰기ㅋㅋ 직접 말하긴 부끄러우니까~)
effective-java-study (라 쓰고 seong-tech School이라 읽으면 됩니다ㅎ), 이렇게까지 열심히 살 수 있구나, 이렇게까지 딥다이브할 수 있구나를 느꼈던 스터디. 그리고 학생 개발자에서 개발자로 갈 수 있도록 (아직은 아닌가?ㅎ) 영감을 준 멤버들. 이펙티브 자바라는 책이 정말 쉽지 않고, 짧지도 않은데 이분들과 함께 읽지 않았다면 중간에 흐지부지 멈췄을 것 같다. 정말 잘 정리해주셨지만, 나에게는 아직은 어려웠어서 다시 복습 중이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있을 때, 공부하고 싶은 게 있을 때 어디까지 딥다이브할 수 있는지 이 멤버들을 통해서 배웠다. 그리고 이 스터디 전에는 프로젝트를 해도 API 만들고, 서버 띄웠다! 끝! 이었는데ㅋㅋ 여기서 주워들은 지식들, 여기서 나눠주시는 경험들을 통해서 서버를 만드는 걸로 끝이 아니라 어떤 환경을 고려해야 하는지, 어떤 지표를 봐야 하는지에 대한 지식을 챙길 수 있었다. 자바를 더 자바스럽게 사용하는 방법, 내가 아는 작은 개발 세계 외에도 더 알아야 할 기술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나의 시야를 좀 더 확장시킬 수 있었다. 아~ 여기서도 받아만 먹는 동료 같아서 넘나 미안해지는데.. 나도 다양한 경험을 많이 쌓은 개발자가 되어서 이 분들께 더 많은, 좋은 영감을 주는 동료가 되고 싶다. 될 거다.
흠, 언젠가는 기회가 된다면 나는 이들에게 어떤 동료인지, 지금의 나에게서는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 나에게 어떤 점이 기대되는지 물어보고 싶다.
솔직히 42서울을 시작한 계기는 정말 멋없는데ㅋㅋㅋㅋ(현실에 찌들면 다들 그렇지 모ㅎㅎ) 42서울이 있었기 때문에 이렇게나 좋은, 멋진 사람들을 많이 알 수 있었고, 이 사람들을 통해서 유연한 생각을 가진 개발자, 엔지니어가 되고 싶은 내가 존재하게 됨은 분명하다.
흠, 사실 되돌아보려고, 42가 결과적으로 내게 큰 전환점이었다는 건 직감으로 알지만 정확히 내가 뭘 얻었나 정리해 보려고 회고를 작성했는데 쓰고 보니 42서울에서 얻은 많은 것은 전부 순수하게 동료, 함께 성장할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앞으로는 `나는 동료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가`도 좀 생각하면서 살아야 할 것 같다. 쓰고 보니 내 기억 속의 나는 `받은 나`밖에 없는 것 같기도??ㅎㅎㅎㅠㅠ
42서울을 통해서 동료, 함께하는 사람들의 소중함을 알았고, 그들로부터 주고받을 수 있는 긍정적인 변화도 온몸으로 격하게!! 겪었다.
아무래도 이런 경험이 있었기에, 내가 일할 곳에 개발을, 본인이 하고 있는 일을 사랑하는 동료들이 있기를 가장 희망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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